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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 중에서 재정정책, 통화정책, 금융정책에 대해서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차이점을 구분하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언론에서 경제뉴스를 보도할 때 이런 용어가 나오지만 막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이 세 가지 경제정책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을 접하신 전과 후에 경제뉴스를 접하시고 이해하시는 차이를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2023년 재정정책-통화정책-금융정책-표
2023년 재정정책,통화정책,금융정책

2023년 재정정책, 통화정책, 금융정책

 

2023년 경제분석(수출, 소비자물가, 민간부채 등) 바로가기

 

재정정책은 정부의 지출과 조세를 정책수단으로 사용하는 정부의 제반 정책을 포괄하는 말입니다. 재정정책의 목표는 일반적으로 완전고용, 물가안정, 국제수지 균형, 경제성장, 소득 재분배 등이 있습니다.

 

통화정책은 독점적 발권력을 지닌 중앙은행(한국은행)이 통화량이나 금리에 영향을 미쳐 물가안정, 금융안정 등을 달성함으로써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처음부터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수행한 것은 아니고 1930년대 경제대공황을 계기로 많은 나라들이 금본위제도를 포기하면서부터 중앙은행이 금관이 연계가 단절된 화폐를 발행하고 재량적으로 통화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융정책은 통화당국이 통화량이나 이자율을 조절하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도모하는 것으로 통화정책 또는 통화신용정책을 말합니다. 정부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통화정책 최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직간접적인 조절수단을 이용합니다. 이와 같은 수단에는 중앙은행 대출정책, 지급준비율 및 공개시장조작 정책은 물론 여수신 금리나 자금가용도를 통제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2023년 한국경제 위기론 바로가기

재정정책

 

2023년 예산은 2022년도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강조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지출 증가율(5.2%)이 총수입 증가율(13.1%)을 하회하면서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는 2022년 예산보다 축소되었습니다.

 

◎ 관리재정수지 적자(GDP 대비, %): ('18) 0.6 → ('19) 2.8 → ('20) 5.8 → ('21) 4.4 → ('22) 4.4 → (23') 2.6

◎ 국가채무비율(GDP 대비, %): ('18) 35.9 → ('19) 37.6 → ('20) 43.6 → ('21) 46.9 → ('22) 50.0 → ('23) 49.8

<주요 재정지표>

기획재정부-주요재정지표-표
(출처: 기획재정부)

참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의 전제를 준용했습니다.

 

세부 항목별로는 통화당국의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정책 기조에 공조하여, 경기부양보다 경제구조 전환과 취약계층 지원 등에 집중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2023년에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단기적인 경기부양보다는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한 지출 위주로 예산이 편성되었습니다.

 

2023년 예산안(확정예산) 바로가기

 

중기재정계획에서 코로나19 위기의 급증한 지출을 조정하고 재정건전성을 강조한 것은 바람직해 보이며, 재정이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효율적 재정운용 방안을 마련할 필요는 있습니다. 2022 ~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코로나19 대응을 확대했던 재정지출을 관리하여 중기적으로 국가채무비율을 50% 내외로 유지할 것으로 계획되었습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코로나 이전에는 40% 내외로 계획하였으나,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50%대 후반까지 점증하는 것으로 수정되었으며, 2022년에는 다시 하향조정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전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상 국가채무비율 변화>

코로나19-전후의-국가재정운용계획상-국가채무비율-변화-표
(출처: 대한민국정부, 국가재정운용계획)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재정구조를 신축적으로 조정하여 재정여력을 확보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필요는 시급합니다. 인구구조 변화로 재정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선제적인 재정여력 확보와 재정건전성 관리의 필요성이 높으며, 실효성 있는 재정준칙의 도입은 여러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인구구조 변화로 재정수요가 오히려 축소되는 부문은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화정책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지지 않도록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둔화 가능성도 함께 고려하여 금리인상 속도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1년 4/4분기부터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어 통화정책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통화정책을 미래지향적으로 운영한다는 관점에서 향후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될 가능성을 감안하여 기준금리를 완만한 속도로 인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통화정책의 파급시차를 감안하여 현재보다 향후에 예상되는 물가와 경기 흐름을 중심으로 정책기조를 결정해야 합니다.

 

향후 원자재가격이 점차 안정되고 우리 경제가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공급 측과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모두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내수 경기가 위축될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통계청, 한국은행)

참고) 근원물가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를 뜻하며, 2022년 4/4분기는 10월 수치이며, 가계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입니다.

 

한편, 한국의 통화정책은 국내 물가와 경기 여건을 중심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유로존에서 정책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고 있으나, 우리 경제의 여건을 감안하면 그와 같은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이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국과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한국에 비해 상당폭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오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주요국의 근원물가 상승률-표
(출처: Eurostat, 미국 통계청)

자율변동환율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게 환율 변동을 용인하고 물가, 경기, 금융시스템 등 국내 거시경제 안정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통화당국은 외화자금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외화유동성 경색과 그에 따른 금융시스템 위험에 대처해야 합니다.

 

한국의 경제 기초여건을 감안하면 급격한 자본유출과 외화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화자금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환율 상승 등 표면적인 증상에 직접 대응하기보다 금융기관의 일시적인 외화유동성 경색이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방지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금융정책

 

거시건전성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시스템리스크 관리가 부실 누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하며 사전적 관리체계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채권시장에서는 자금 공급이 빠르게 감소하여 일시적인 경색이 발생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리상승에 따른 자산가격 조정으로 부동산 PF 대출과 자산유동화증권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은행금융기관 재무상태표(B/S)가 악화될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우량 공사채와 금융채 발행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회사채 시장에서 일시적인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 불안 위험이 높을수록 부실 자산을 정리하면서 금융건전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2022년 4/4분기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억제되고 있으나, 기업부채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완화된 건전성 규제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함으로써 대내외 충격에 대한 우리 경제의 회복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자산이 부실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을 경우에 한하여,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정책개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신용경색 완화를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통해 은행권에 집중된 자금을 신용경색이 발생하는 시장에 공급할 필요는 있습니다.

 

한편, 금융기관별로 시스템리스크에 대한 중요성을 파악하고, 해당 금융기관에 이에 준하는 수준의 건전성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2018년 말부터 비은행금융기관이 자산 규모가 은행권 자산의 규모와 유사해짐에 따라 비은행금융기관의 부실로 인한 시스템리스크를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금리구간별취약차주비중-조달금리 인상 시나리오별-대출불가-차주 수 및 계좌잔액 변화-표
(출처: KDI)

참고) 취약차주는 '소득 2 분위 이하' 혹은 '신용평점 하위 20%(700점) 이하'인 차주를 의미합니다.

 

금리 급등에 따른 취약가구와 영세자영업자의 차환 위험에 대비하여 법정최고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경기둔화에 대비하여 취약차주 보호 방안이 시급합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결코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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